[현장스케치 - 2013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5차 릴레이 세미나]

■ 주제 : - 구 미대사관 숙소부지 대한항공 호텔건립 추진 토론회 -
                  다양한 의견제시와 바람직한 해결방안
■ 일시 : 2013년 11월 22일 (금) 오후3시
■ 사회 : 최봉문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 목원대 도시공학과 교수)
■ 토론 : 김 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탁경국 (민변 청소년 교육위원회 변호사)
          안재홍 (종로구의회 의원)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최근 다시 부각되고 있는 종로구 송현동 일대 ‘구 미대사관 숙소 부지’의 대한항공 호텔건립 추진에 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찬반토론이 가능하도록 토론자들을 섭외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쉽게 입장을 밝히기에 곤란하다는 경우나, 일반적인 정책 설명은 가능하지만 특정사안에 관하여는 언급하기 어렵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도시계획, 건축, 문화, 법, 시민의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김원 대표는 해당부지의 역사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일제시대 식산은행 사택부지였던 때부터 어떻게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지 설명하였다. 과거 일본이 소유하던 땅은 국가의 소유가 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미국이 이용하고 최초에 삼성생명으로 소유가 넘어갈 때부터의 의혹도 재기했다. 명목상은 국방부로부터 삼성생명으로 소유권 이전이지만, 사실 미국으로부터 환수 받은 이 땅이 사유지가 된 점부터 문제가 있는 것임을 지적했다.
 해당 부지 인근에는 3개 학교가 존재한다. 학교보건법상 정문으로부터 몇 미터 이격되어 있으면 가능하다는 식의 접근은 큰 의미가 없다. 해당 사진을 보면 긴 면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추진하겠다는 것은 잘못이며 이를 모면하기 위해서 로비를 통하여 관광진흥법등을 개정하겠다는 시도는 편법적임도 주장했다.
 호텔을 포함하는 복합문화시설을 신축하겠다는 대한항공의 주장은 그 건물 조감도만 보아 해당 부지가 갖고 있는 역사 문화성과 거리가 먼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했다. 하나의 대안으로서 종로구청과 같은 공공기관이 들어서면서, 문화시설공간으로도 역할도 하고,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이 함께하는 방식도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현재의 설치되어 있는 담장의 높이 등에 대해서도 의혹을 재기 하면서 담장 높이만 낮춰도 당장에 율곡로에서 북악산 자락을 볼 수 있는 좋은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은 해당 지역은 2000년 초반부터 광화문이라는 큰 권역 차원에서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곳이라는 점도 밝혔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 생태 문화적 중심지임을 지적하였다.
 해당 부지는 한 기업, 한 정부의 문제가 아닌, 서울의 정체성 등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고 역사 문화 환경 도시 전문가 등이 모두 모여 긴 시간과 안목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땅임을 강조했다.
 최근 구 기무사 부지도 예를 들었다. 그곳이 문제가 되었을 때, 모든 기자들이 물어 본 것도 무엇을 지어야 하는가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오히려 공익적 관점에서 일단 비워두고 차근 차근 생각하는 것이 현대의 건축의 패러다임임을 설명했던 적이 있다고 했다. 지금은 국립 미술관이 들어섰는데, 이것은 현 정부에서도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이 공간에 호텔이 들어서면 안되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현재 강한 추진력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 해당부지에 대한 호텔건립 시도는 사실상 재벌총수와의 면담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과 다름없다. 일종의 정경 유착이다. 특정재벌기업의 특혜를 위해서 기존의 필요한 법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것임을 지적했다.
 학교보건법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음에도 그것을 무시하기 위한 행동을 정부가 나서서 하는 것을 이해가 되지 않으며, 정부는 반대로 해당 부지에 국민과 시민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함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좋은 관광호텔이 관광진흥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고, 역사와 문화가 숨쉬는 공간이 관광을 진흥시키는 것임을 상기시켰다.
 대한항공은 ‘손톱 밑 가시’ 운운하며 호텔건립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소중한 공간을 돌려줄 수 있는 방안. 역사 문화적 공간을 만들어 주려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탁경국 변호사는 올해 민변에서 검토한 법률안 중 가장 국회 통과를 막아야할 법이라고 평가를 받은 것이 해당 관광진흥법 개정안이라고 했다. 개정을 통한 학교보건법 무력화 시도를 가장 막아야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고 했다. 이어서 관련된 행정소송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를 짚었다. 소송 중에 대한항공측에서 주장한 내용과 법원이 판단한 결과도 설명했다.
 법원이 현행법에 따라 판단하였고, 관광호텔도 학교보건법상 호텔이고. 따라서 해제신청에 의한 허가가 없으면 불가한 건물인 것이고. 정화위원회의 판단에 재량권 일탈의 위법이 없다고 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정부가 발의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내용도 설명했다. 유해시설은 없는 호텔로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결국 학교보건법에 따른 정화위원회 심의를 피해가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재홍 종로구 의원은 현장에서 구민들의 이야기들을 듣고 있는 의원으로서 생생한 구민의 목소리를 전하려고 했다.
 대한민국 헌법은 사유재산권을 보호하고 있지만,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하고있고, 그 행사도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다. 국토의 계획과 이용에 관한 법률을 포함하여 사유재산에 대하여 적정한 제한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유재산권의 행사도 법률의 범위안에서 행사야하는 것이다. 해당부지에 대한 편법적 수단을 동원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호텔을 포함하는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하여 시민들이 이용하게 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정말 그렇다면 호텔없는 복합문화시설을 만들어 이용하게 할 계획은 없는지 말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복합문화시설이라는 것은 호텔을 위한 수식어일뿐이고 천민자본주의적 이윤추구에 다름아니라고 언급했다. 정말 시민을 위한 마음이 있다면 역사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충분히 이용하게 하는 것은 어떤지 언급했다.
 호텔을 건립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도 하나, 실상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오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급호텔로 소수의 제한된 특정인만 오는 것이 아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관광진흥을 위하여 역사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진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회를 맡은 최봉문 교수는 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하여 역사적 변천, 개요, 주요사항등을 간결하게 설명하면서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 등에 대해서도 설명하였다. 학교보건법적 문제, 도시계획적인 문제, 역사문화적 문제등 다양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고 매입했음에도 편법적인 시도를 통해서 그것을 바꾸려는 것은 기준과 원칙을 허무는 매우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음도 명확히 했다.
 토론회를 잘 갈무리하면서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해당부지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계속적으로 해날 것도 언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