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너 그리고 우리의 도시3]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을 위한 도시 숲

관리자
발행일 2023-08-01 조회수 3907

[도시개혁 26호/여름호,재창간4호] [나, 너 그리고 우리의 도시3]

숲을 지키는 일! 인류를 구원하는 방법 중 한 가지


-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을 위한 도시 숲 -


윤영주 숲분과 정책위원
designfield@designfield.kr


 
최근 누구나 스마트폰을 켜서 가끔은 오늘의 미세먼지 현황이나 황사 현황을 검색해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만큼 대기에 관한 이슈는 이미 우리 생활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전 세계 공기정화 시스템 시장 규모도 2015년 114억 6,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7.38%의 성장률을 기록 (Marketsandmarkets, AIR PURIFICATION SYSTEMS MARKET, 2017)한 것만 보아도 이미 대기질의 관심은 우리의 생활과 떼어낼 수 없는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사실 이러한 대기질 등 환경오염에 관한 이슈는 최근에 부각된 이슈는 아니다. 이미 1972년 6월, 전 세계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실천계획 등 세부 행동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이다.

유엔인간환경회의(UNCHE: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113개국의 참여로 개최되면서 국제 환경거버넌스의 시작을 알렸고, 이 스톡홀름선언(유엔인간환경선언)을 시작으로 지구환경의 날(6월5일)이 재정되고 유엔환경기구(UNEP)를 출범시켰으며 인간환경을 위한 행동계획을 채택하기에 이른다. 그 주된 내용을 살펴보면 인간환경의 보전과 향상에 대한 공동인식과 일반원칙을 천명한 것으로써, 인근 주거환경의 계획과 관리, 천연자원관리, 국제적으로 중요한 오염물질의 파악과 규제, 환경교육 등 109개의 활동 권고안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이슈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160여개 국가의 서명으로 지구온난화 방지, 온실가스의 인위적 방출 규제 등을 담은 일명 리우협약이 재정되고, 1995년 리우협약을 강화해 실질적인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의무화한 교토의정서가 채결되기에 이르는 등 이미 국제사회는 과거에서부터 대기질에 관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고 있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국제사회의 정치, 경제적 이슈들과 보이지 않는 전쟁들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바란다. 요즘 사람들의 시쳇말로 가히 꿀잼이다.) 이처럼 환경오염 및 대기질의 문제는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와 이제는 우리가 감당해 내야할 심각한 문제로 생활 깊숙이 연관되었다는 점에서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각해보자.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을 위한 우리의 소소한 행동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 시작한다. 아니 좀 더 이기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미세먼지,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면 좀 더 가깝게 와 닿을 것이다. 특히 아주 큰 행동을 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개선이 될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더욱 이익이 될 것이다. 물론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만들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하지만 이러한 오염물질들을 만들어 내지 않고 현대사회가 움직일 수 있을까? 그랬다면 문제로 인식 되지도 않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먼저 알아보아야 할 사항은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이 되는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가? 과연 미세먼지는 어떻게 저감시킬 수 있을까?’ 라는 것이다.

아쉽게도 본 에세이의 제목은 나무 등 식물을 심어 숲을 통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또는 대폭 저감 시킬 수 있을 것처럼 보여 지지만 사실은 아니다. 미세먼지의 제거 방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효율적인 제거는 흡착-세척-제거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미세먼지 및 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흡착한다는 요즘 초등학교 운동장의 인조잔디가 더욱 효율적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 정전기를 일으켜 각종 오염물질을 흡착시켜 빗물에 씻겨 내려가게 하는 인조잔디는 미세먼지 및 오염물질의 효율적인 집진체이다. 물론 인조잔디 자체의 중금속 등의 오염도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최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제품, 기술들도 위와 같은 체계의 방법을 따른다.

효율적이지는 않아도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을 위한 숲은 꼭 필요하다. 한 번 심으면 지속적으로 자연의 힘을 빌려, 물방울이 바위를 뚫듯이, 조금씩 개선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한 번 심으면 지속적으로 미세먼지를 흡착 및 흡수하고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미세먼지 및 대기질 개선을 위한 숲과 그 구성요소인 식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사실 식물이 미세먼지를 저감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 중이고 명확한 데이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아니 데이터가 존재하더라도 다양한 외부요인(나무를 한 그루만 심었는지 많이 심었는지, 오염물질이 원래 많은 지역인지 적은 지역인지, 그 지역의 주된 오염물질이 어떤 것인지)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이렇다 할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신뢰도에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것은, 2016년 저명한 학술잡지 <ESPR(환경과학 오염연구)>에 베이징대학의 이색적인 연구결과가 실렸는데, 베이징 시내 가로수 25종에 대한 미세먼지 제거 능력을 평가한 것이다. 2013년과 2014년 베이징 도심의 나무분포와 미세먼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실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초미세먼지 저감사례를 살펴보면 비술나무, 미국개오동, 목련, 물푸레나무, 소나무가 제거능력이 뛰어난 반면 안개나무, 복숭아나무, 참죽나무, 주목, 굴참나무 등은 능력이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가로수인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등도 별로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2018년 11월 산림청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높은 나무를 선별하여 국내에서 흔히 심는 나무 322종을 대상으로 수종별 미세먼지 저감능력을 세분화해 발표하였다. 그 중 우수 그룹에 속한 결과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높은 수종의 특징을 살펴보면 잎의 구조 및 형태적 특성이 복잡하고, 단위면적당 기공의 크기와 밀도가 높으며, 수관 밀도가 높고, 가지나 잎이 밀생하는 특성이 있다. 한 마디로 미세먼지를 최대한 많이 흡착/흡수 할 수 있도록 같은 부피라도 가장 넓은 표면적을 가지는 수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능력은 대기오염(이산화질소, 오존, 이산화황 등)이나 도시 특유의 열악한 환경(척박한 토양, 병충해, 인공조명, 가뭄 등)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난 수종이어야 한다. 위의 적응력이 부족한 수종이라면 아무리 미세먼지를 흡착/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나무가 고사해버리기 때문이다. 아니 생명이 다하지는 않더라도 잎의 갈변, 줄기 껍질의 박리, 기공의 폐쇄, 엽록소 파괴 등 최소한 생장에 지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뛰어난 수종이라고 하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져야 한다.


1. 대기오염 및 척박한 환경에 강한 수종 (기본능력)
2. 잎의 구조 및 형태적 특성이 복잡한 수종
3. 단위면적당 기공의 크기와 밀도가 높은 수종
4. 물리적으로 긴 시간 동안 잎을 가짐 (낙엽이 늦게 지고 이른 봄 새 잎이 발현)
5. 생장속도가 빠름
6. 수관 밀도가 높고, 가지나 잎이 잘 밀생함

그렇다면 이러한 수종으로 숲을 만든다면 어떨까?
숲은 도심보다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아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또한 다양한 내/외부요인에 의해 차이는 발생하겠지만 나무 1그루는 연간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고, 나무 47그루는 경유차 1대의 연간 미세먼지(1680g)를 흡수하며, 도시 숲 1ha는 연간 168kg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물론 효율적으로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숲의 밀도도 제시되어있다. 숲 1ha 당 800~1000주 정도가 적당하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는 미세먼지, 대기질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다양한 연구와 활동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 최근 다양한 기후변화에 맞물려 꿀벌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꽃가루를 매개하는 꿀벌들이 사라지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들은 멸종의 위기를 겪게 되고, 열매가 사라진다는 것은 미래의 식량자원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함께 생각해 볼 문제는 미세먼지가 많아지고 대기오염이 심화되면 멸종의 위기를 겪게 될 나무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어쩌면 대기오염에 강하고 미세먼지를 그나마 줄여주는 수종이 곳곳에 숲을 이룬다면 대기오염에 약한 식물들의 방패막이가 되어 보호하게 되는 효과가 있게 되고(과일 등 식용열매를 맺는 식물들은 거의 대부분 대기오염에 취약하다), 미래의 식량자원이 사라지는 원인 하나를 예방하는 한 편, 더 나아가 인간 종에 대한 각종 질병 및 사망 원인 하나를 줄여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정도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또는 대폭 저감 시킬 수 있지는 않아도 한 번 심으면 지속적으로 미세먼지를 흡착 및 흡수하고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숲... 만들어야 않을까? 아니 지켜내기만 해도 충분하지 않을까? 오늘날 내가 가진 땅에 존재하는 숲을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인류를 구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며 이 글을 마쳐볼까 한다.
 

Attachments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