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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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2] 사업 이행과 집행에 주안점을 둔 평가 잣대 과연 합리적인가?

[도시개혁 26호/여름호,재창간4호] [특별기획2 : 윤석열 정부 도시정책 1년 평가 / 도시재생] 사업 이행과 집행에 주안점을 둔 평가 잣대 과연 합리적인가? 최성진 도시개혁센터 재생분과장 treejin11@wku.ac.kr   요즘 인기 드라마인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면 도시가 떠오른다. 아픈 환자를 두고 어떤 치료가 더 나은 것인지, 병원 경영의 방침을 두고 어떤 것이 더 나은 해법인지 부딪히는 주인공들을 보고 있노라면 도시가 떠오른다. 드라마는 히어로물이어서 그나마 복잡해 보이는 갈등의 해소와 정답이 주인공으로 정해져 있어 마지막 회차까지만 인내하고 시청하면 되지만 도시는 그렇지가 않다. 도시는 히어로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길 바쁘게 지하철을 타는 직장인도, 새벽녘 골목골목을 돌며 쓰레기를 비우는 환경미화원도, 달콤한 사탕 하나 물고 길을 건너는 어린아이도, 처음 우리나라에 놀러와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외국인 방문객도 모두가 도시의 주인공이자, 보조연기자이자, 감독이고 작가이다. 모두가 동등하게 도시를 움직이는 주체이며, 모두가 동등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에 나에게 있어 사실 도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정해진 정답을 찾아간다는 느낌보다는 정해지지 않은 잡초 길을 같이 힘을 모아 열어간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이상적으로 보이는 이 합의와 소통의 과정은 험난하고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그것이 올바르게 길을 개척해나가는 방향이라고 학창시절 배웠고, 내 눈앞에 있는 예비 전문가들에게 지금 나는 가르치고 있다. 낡고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도시를 다시 생명력 넘치게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비단 윤석열 정부만의 고민이 아니었고 도시의 정비와 재생이라는 화두가 던져진 이후로 이 질문은 지속되어 왔다. 그 과정에서 재생은 사회 간접 비용과 가치, 문화와 인문에 관한 가치를 적극적으로 도시라는 문법에 끌어들여 왔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도시재생은 어쩌면 언젠가부터 단추를 잘못 채워왔는지 모른다. 재생이라는 인문법적 글자에 뉴...

2023.08.01.